아워홈 용인공장 사망 사고, 경찰 수사 본격화…유사 사고까지 병합

30대 노동자, 기계에 목 끼여 사망…유사 사고 병합 수사 예정

 

지난 4일 오전 11시 23분경, 아워홈 용인2공장 내 어묵류 생산라인에서 일하던 30대 남성 노동자 A씨가 기계에 목이 끼이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사고 직후 A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되었으나, 닷새 만인 9일 결국 사망하였습니다.

 

이 사고는 단순한 업무 중 사고를 넘어, 회사의 구조적 안전관리 미흡에 대한 비판 여론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공장장 1명을 형사 입건하였고, 곧바로 압수수색과 현장감식을 통해 사고 원인 규명에 나섰습니다.

 

15일 오전 9시부터 진행된 압수수색에는 경찰 수사관 10여 명이 투입되어 공정 전반에 대한 문서, 교육자료, 위험성 평가서, 전자정보 등이 확보되었습니다.

특히 이번 수사는 지난달 발생한 또 다른 사고와 병합되어 진행될 예정입니다.

 

 

당시 러시아 국적의 여성 노동자 B씨가 다른 기계에서 손과 팔이 끼이는 사고를 당했고, 이후 사측을 고소했다가 취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두 사건 모두 어묵류 생산라인에서 발생했으며, 경찰은 유사사례로 판단해 함께 조사할 방침입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에 대한 논의도 본격화

이번 사건은 산업안전보건법은 물론,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근로자 1인 이상의 사망사고가 발생했을 때, 안전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나 경영책임자에게 최소 1년 이상의 징역형 혹은 최대 10억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경찰과 함께 현장에 투입된 합동감식팀은 해당 기계의 안전장치 유무, 작동 절차, 비상 정지 장치 등 전반적인 안전 구조를 면밀히 조사 중입니다.

특히 이번 사고 기계는 어묵을 냉각하는 개폐형 구조였으며, 사고 당시 비상정지 장치의 실질적 작동 여부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향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2차 정밀 감식도 실시할 예정입니다.

 

 

또한 폐쇄회로(CC)TV가 없어 직접적인 사고 장면은 확보되지 않았지만, 직원 진술 및 작업기록 등을 토대로 수사에 큰 지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회사 측 입장과 사회적 반응

 

사고 직후 구미현 아워홈 대표이사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유가족과 동료 직원들에게 깊은 애도와 사과의 뜻을 전했습니다.

구 대표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참담한 심정”이라며, “유가족 지원에 모든 역량을 투입하고,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관계기관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사과에도 불구하고, 유가족과 노동계는 아워홈의 대응이 안일했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외식 및 유통업계 전반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에 대한 경고성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아워홈이 최근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의 지분 거래를 앞두고 임원 구조조정을 단행했다는 사실도 알려지며 안전관리 체계가 약화되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소비자와 시민사회는 이번 사건을 SPC의 연이은 산재사고와 비교하며, 반복되는 현장 사고에 대해 보다 강력한 처벌과 철저한 예방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노동자 안전, 기업의 ‘선택’이 아니라 ‘의무’입니다

 

아워홈의 비극적인 사고는 단순히 한 회사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안전을 대하는 인식과 태도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반복되는 산업재해 앞에서 우리는 더 이상 관망하거나 용인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노동자 한 사람의 생명은 단순한 통계가 아니며, 모든 기업이 가장 우선시해야 할 책임입니다.

 

 

수사 결과에 따라 아워홈의 경영 책임자에 대한 처벌 여부와 기업의 안전 경영 시스템이 중대한 전환점을 맞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도 이번 사건의 수사 결과와 제도적 대응이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